맛집 에세이

17,000원? 미쳤다... 부산에서 이런 스시코스 나오면 반칙 아닙니까

부산 토박이 아저씨 2025. 11.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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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청 뒤편, 조용히 숨겨진 스시의 작은 안식처

- 와인카세 216 점심 오마카세

“괜찮은 초밥집 어디 없나?”

문득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칠 때가 있습니다.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요즘 같은 복잡한 일상에서 잠깐의 쉼표를 기대할 때 찾게 되는 곳 말입니다.

그러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발견한 곳이 부산시청 뒤편 삼정그린코아 2층 속 작은 가게 '와인카세 216'입니다.

가게 이름처럼 조용하고 단정한 분위기가 낮 햇살 비치는 복도 너머로 은은하게 드러나는 곳입니다.
점심 특선이 혜자스럽다는 말을 듣고 큰 고민 없이 캐치테이블로 예약을 걸어 두었습니다.
조용한 오후의 시작을 스시에 맡기고 싶어서였을까요. 시작 시간을 맞추는 것도 오마카세의 예의라지만, 상가 입구를 찾느라 조금 늦게 도착한 건 작은 해프닝으로 남았습니다.

✅️216이라는 이름처럼, 소박한 진심

'216'이 무슨 의미일까 잠시 고민했는데, 알고 보니
그냥 상가 216호라는 사실에 괜히 혼자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런 담백함이 이 가게의 성격을 설명해 주는 듯했습니다.

셰프님은 첫인상이 조금 무뚝뚝해 보이지만 몇 마디만 나눠보면 그 안에 숨어 있던 따뜻함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동네 아저씨 같은 편안함이 묻어납니다. 서울에서 오래 일하다가 고향 부산으로 돌아온 지 2년쯤 되셨다고 하더군요. 부산이 고령화돼서 재미없다며 웃어넘기는 말속에서도 자신의 자리에서 하루를 다지는 사람의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점심 특선 - 담백하지만 묵직하게 남는 구성

해초면 국수, 스시 5점, 디저트로 구성됩니다.

해초면국수

스시 5점.
스시는 매일 한두 점이 바뀐다는데, 제가 이틀 연속 갔을 때 하루는 유부초밥, 다음 날은 안키모가 나왔습니다. 작은 차이지만 그날의 마음과 날씨처럼 조금씩 다르게 다가오는 게 좋았습니다.

디저트


✅️오늘을 위로하는 국물 한 모금

와인카세 216의 진짜 힘은 해초면 국수에 있습니다.

인공 조미료 한 점 없는 육수인데 입안에 머금자마자 은은하고 깊은 감칠맛이 길게 퍼집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맛봤던 국물 중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국수 위에 올려진 작은 고명들. 특히 단무지채가
중학교 매점에서 먹었던 국수의 기억까지 불러냈습니다. 바쁜 날의 한 끼, 먼 옛날의 따뜻한 점심,

그 모든 순간이 한 그릇에서 겹쳐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디저트 한 점에서도 느껴진 마음 씀씀이

디저트로 나온 아보카도는
사장님의 '커피 사랑'을 은근하게 담아낸 조용한 마무리였습니다.



✅️17,000원 - 믿기 힘든 가격

이 모든 구성이 단 17,000원. 숫자로 보면 아무 느낌도 없지만, 경험하고 나면 놀라움이 밀려옵니다.

어디에서도 이 금액으로
이 정도 품격의 스시 코스를 만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리에서 곧장
11월 저녁 오마카세 예약까지 하고 돌아왔습니다.

오늘 '와인카세 216'을 알게 된 건 작은 행운이었습니다. 마음 한편에 조용히 넣어두었다가 가끔 꺼내 보고 싶은 그런 공간입니다.

✅️한 가지 아쉬움

점심 특선 시작 시간이 11시 30분이라는 점. 아마 시청 공무원들의 점심시간을 고려한 배려겠죠. 그럼에도 이 시간에 맞추기 위해 발걸음을 조금 서두르는 것도
이 집을 찾는 사람들만의 작은 의식처럼 느껴졌습니다.


[카카오맵] 와인카세216
부산 연제구 거제천로 82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 상가 216호 (연산동)

https://kko.kakao.com/PgS6oNLiV4

와인카세216

부산 연제구 거제천로 82

map.kakao.com


바로 저기로 들어가서 2층으로 가셔야 합니다.

점심, 저녁 딱 2가지로 운영됩니다.

가시면 해당 테이블에 해초면 국수가 세팅되어 있네요.

국수 고명이 맛깔나게 살포시 얹어져서.

단무지채를 제가 정말 좋아합니다.

셰프님이 육수를 직접 부어주시네요.

해물해초면 국수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같이 간 동료들도 감탄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옵니다.

어묵, 해산물 등도 너무 맛있네요.

참돔 + 레몬 소금

뱃살 방어+ 우메보시

세프님의 무기고.

광어+전복 내장 소스

국수도 중간중간 면은 거의 다 먹었습니다.

유부초밥

국물까지  다 비어

다른 날에는 유부초밥 대신에 안키모에 아보카도.

후토마끼

밥 대신 해초면이 들어가 있네요.

훨씬 가볍고 상쾌한 맛입니다.

에스프레소! 뭐라고 하셨는데...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보다 훨씬 낫습니다.


다섯 점의 스시는 유명 일식당 스시 못지않은 내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디저트로 아보카도를 주는 곳은 여기가 유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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