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반차를 내고 새벽부터 서둘렸다.
어릴 때 소풍 가는 설렘에 잠을 설치는
그런 것은 아니고 묘한 긴장감이다.
8시 30분까지 병원에 도착해서 수술 동의서
보호자 사인을 해야 한다.
친절한 닥터다! 실력도 그리되리라고 유추한다.
수술까지 시간이 남아서 광안리 해변으로 산책이나 할까!
마음도 뒤숭숭해서
오전 9시쯤이다.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해님이 맞이해 준다
오늘은 볼을 스치는 바람이 제대로 겨울 같다.
해변로를 걸으면서 여러 생각을 한다.
별일 없이 수술이 잘 되어야 하는데
닥터가 사전 설명 때 1%의 이상한 케이스는 없어야 하는데
아침을 그른 것이 당연하다.
어찌 입맛이 있겠는가!
인간 본능의 간사함에 이끌려 스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2층에서 무심한 척 오션뷰 쪽으로
병실도 오션뷰가 좀 더 비쌌다
내라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먹기 싫어지만 억지로 주문한다.
베이컨이 눈에 슬쩍 들어온다
본능적 허기가 아니고 정신적 무장을 위한 것이야.
베이컨이 씹히는 맛이 좋다.
스벅에서 이런 한국적인 것을
굿! 아이디어다
다시 병원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열량이 보충되니까 발걸음이 가볍다
햇빛도 겨울의 한기를 다 카바하기가 부족하다.
윤슬이 눈부시다
. 모래사장을 깨끗하게
식당 오픈 준비하는 모습도
외지 관광객이 많다는 것을
저 너머 병원이 보인다 퍼뜩 가자. 발걸음아
수술은 잘 되었다 회복실에서 다서 입원실로 가는 것을 보고
다시 사무실로 오전 반찬만 신청했다.
1시 20분이다.
주책없는 위장의 허기는 부부 싸움에 끼어든 시어머니 같다.
혼밥을 결심한다.
간짜장이다.ㅎ ㅎ
계란 프라이를 보니까
오늘 정신적. 육체적 고단함이 그냥 풀린다.
염치없이 너무 잘 먹었다.